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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베님(@liebe_mzr)님의 책 '무화과 숲'에 축전으로 드린 글입니다.
+'조지'는 무화과숲에서 나오는 창작 캐릭터입니다.
+본 내용은 '무화과숲'과 거의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 다만 몇 줄의 대사를 인용하였다는 점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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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r funeral
-뷸(@maze_BU)
조지 허버트가 죽은 것은 12월 23일, 한 해 끝자락의 새벽이었다.
한적한 57번 국도를 달리던 검은 SUV가 속도를 줄이지 않고 벼랑 끝을 향해 달려가는 것을 느지막이 뒤를 따라가던 어느 트럭 운전수가 목격했다고 경찰이 전해주었다. 튼튼한 차체는 비교적 허술했던 가드레일을 보란 듯이 뚫고 바다 위로 추락했다, ‘보름달이 뜬 날이었다고 하더군요. 달에 홀리기라도 한 걸까.’ 조사를 맡았던 경찰은 무심한 표정으로 혀를 끌끌 차고는 자리를 떠나버렸다.
조지 허버트의 휴대전화 0번에 저장되어 있던 남자는 경찰의 전화에 망연한 얼굴을 한 채 병원으로 달려왔다. 실례지만 고인과는 무슨 관계이시죠, 하고 묻는 간호사의 말에 남자는 마른 뺨을 연신 쓸어내리더니 잠시 숨을 골랐다. ‘…애인입니다.’ 간호사는 서류에 두었던 시선을 잠시 올려 남자를 응시했다. 동양인임에도 불구하고 흔치 않게 선이 굵고 키가 큰 남자였다. ‘법적 보호자는 없으시고요?’ ‘…고아입니다. 저희 둘 다.’ 간호사는 이제까지 많은 이들이 그러하였듯이 뭐라 대답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더니, 한참 뒤에서야 단 한마디를 했다. ‘따라오세요.’ 남자는 그런 종류의 침묵이 익숙한 듯 말없이 그녀의 뒤를 따랐다. 영안실이 위치한 지하로 향하는 복도는 적막했다. 죽음으로 향하는 길목에 그리 많은 말이 필요하지는 않기 때문일 것이다. 앞서 그를 이끌던 간호사가 문득 걸음을 멈추어 선 것은, 적막을 깨려하듯 고장 나 산만하게 깜박거리는 전등 아래 서였다. ‘참, 깜박했네.’
“성함이 어떻게 되시죠?”
간호사의 물음에 남자는 한 박자 늦게 눈을 깜박이며 반응했다. 다른 생각을 하고 있던 모양이었다. 새까만 눈동자가 흔들리는 전구 불빛에 따라 밝아졌다 어두워지기를 반복했다. 이름을 물었을 뿐인데, 남자는 마치 고민이라도 하는 것처럼 오랜 시간을 들였다. 그리고는 낯선 단어를 발음하듯, 또박또박.
“…민호. 민호 박입니다.”
* * *
박민호는 조지 허버트와 같은 고아원에서 자라났다. 둘 다 부모가 누구인지 몰랐고, 뺨의 비슷한 위치에 길게 움푹 패인 볼우물을 가지고 있었다. 그 사실을 먼저 말해주었던 것은 두 사람보다도 먼저 고아원에 머물고 있던 소년 뉴트였다. ‘너랑 저 애, 비슷한 보조개를 가지고 있어.’ 뉴트가 혼잣말을 하듯 중얼거렸다. 그 말을 들은 후부터였을 것이다, 민호가 새로 온 소년 조지를 눈여겨 지켜보게 된 것은. ‘정말이네. 나랑 같아.’ 민호가 속삭였고, 뉴트는 조지의 녹색 눈동자를 열렬히 쫓는 민호의 옆얼굴을 몰래 응시했다.
의지할 데라고는 서로뿐이 없는 또래 소년 셋이서 끝내 깊은 우정을 나누게 되었다는 것은, 어쩌면 매우 자연스럽고도 뻔한 이야기였다. 뉴트가 괴롭힘 당하는 민호를 구했고, 민호는 고아원에 처음 도착한 조지에게 첫 인사를 건넨 아이였다는 점에서 더욱 그랬다. ‘낡아 빠진 클리셰잖아, 그런 구질구질한 만남 따위.’ 뉴트는 가끔 웃는 얼굴로 신랄하게 비웃었지만, 사실 그것은 비단 그들의 만남에 대한 이야기만은 아니었다. 예컨대 절친한 친구들끼리 엇갈린 첫사랑을 시작하게 되었다는 것도 흔한 레퍼토리 중 하나라고 뉴트는 홀로 생각했다. 단지 상대가 예쁜 여자아이가 아닌 서로라는 점이 조금은 특별할 뿐이었다.
뉴트는 민호의 초승달 닮은 휘어진 눈썹을, 바닥처럼 검다가도 햇빛 아래서는 투명한 초콜릿색으로 빛나는 눈동자를 사랑했다. 민호는 조지의 싱그러운 녹색 눈동자와 찬란한 금발을, 또한 저와 똑같은 모양으로 움푹 패는 볼우물을 사랑했다. 뉴트는 민호가 늘 다른 이들 몰래 품고 다니는 시집 따위를, 그리고 그 시집으로부터 민호의 나지막한 목소리로 구현되는 달콤한 사랑의 말들을, 그 조각난 말들이 일제히 향하는 녹색 호수를 모두 알고 있었다. 그 눈동자 속에서 익사할 수도 있어. 리처드 시켄의 시구를 외는 그의 입매에 머문 희미한 미소마저 감히 사랑이라 이름할 수 있는 것들이었기 때문에. 뉴트는 더더욱 그 어떤 고백도 할 수 없었다. 영국으로의 입양이 결정되어 고아원을 떠나는 마지막 날까지도 그랬다. 뉴트는 그저 자신에게 손을 뻗는 두 사람을 손을 마주 잡고 눈을 내리감았을 뿐이었다. 한참 뒤에야 그는 겨우 한마디 인사를 했다. 안녕. 그 가벼워 흩날리는 두 음절로 세 사람의 세계가 무너졌다. 무정하게도 떠난 이에게선 편지 한 통조차 없었다. 남은 소년들은 오랜 기다림에 쉬이 지쳤고, 소식 없는 계절은 자꾸만 흘렀다.
그대로 나란히 고아원에서 성인이 된 조지와 민호는 동거를 했다. 두 사람이 결국 연인이 된 것은 그로부터도 한참 후였는데, 처음 독립하게 된 두 사람 앞으로 나온 지원금으로 구할 수 있는 집이라고는 가로등이 드문드문 켜지는 골목의 낡아빠진 아파트 정도였다. 두 사람은 바로 일선에 뛰어들었으나, 조지는 어느 날인가 우연히 발견한 작은 노트에서 빼곡히 적힌 낯선 시들을 찾아냈다. 그대로 소파에 앉아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노트를 읽고 다시 또 읽던 그는 일을 끝내고 돌아온 민호에게 대뜸 일을 그만두라고 우겼다. ‘뜬금없이 무슨 소리야?’ ‘말했잖아. 일은 이제 그만 둬. 그리고 대학에 가.’ ‘뭐? 당최 무슨 소린지 알 수가…’ 눈썹을 찡그리는 민호를 향해 조지는 보란 듯이 모서리가 검게 닳은 노트를 흔들었다. ‘너, 시를 쓰고 싶은 거 아니야?’ 조지의 손에서 팔락이는 노트를 빤히 노려보던 민호는 몇 번 입술을 열었다가, 다물었다가, 결국엔 마땅한 대답을 내놓지 못했다. 조지는 그런 민호에게 성큼 걸음을 내디뎌 뻣뻣이 선 민호의 등을 껴안아 속삭였다.
‘But I, being poor, have only my dreams. I have spread my dreams under your feet. Tread softly because you tread on my dreams.’ 1 ‘…예이츠?’ ‘그래, 네가 저기 써 놨잖아.’ ‘…그렇지만.’ ‘시를 써, 민호.’
조지가 안았던 팔을 풀며 처연하게 웃었다.
‘그게 바로 내가 원하는 거야.’
그러고선 조지는 민호의 어깨를 가볍게 툭툭 치고 평소처럼 태연한 발걸음으로 부엌으로 향했다. 그러나 왜인지 몰랐다. 비스듬히 어깨 너머로 흘러내리는 저녁 그림자, 그 위에 선 조지의 뒷모습을 보고 민호는 자꾸만 그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민호는 그다음 해에 여러 차례 시험을 쳤다. 그리고 마침내 대학 합격소식이 문을 두드린 날, 조지는 축하의 의미라며 싸구려 박스와인을 두 통 사 왔다. ‘헤밍웨이의 샤토 마고 Château Margaux 보다는 한참 모자라겠지만 말이야.’ 민호는 손사래를 쳤고, 두 사람은 밤새도록 웃으며 술을 마셨다. 그리고 그날 새벽 조지는 취한 채 제게 키스하는 민호를 차마 떨쳐내지 못했다. 그 이유가 과연 사랑이었는지, 동정이었는지, 혹은 두려움이었는지는 아직도 알 수 없었다. 그저 다음 날 아침, 민호가 커피를 끓이던 조지에게 다시금 키스했을 때 그가 또 다시 민호를 밀쳐내지 않았다는 애매모호한 사실만이 그들에게 남았을 뿐이었다. ‘…난 블랙으로.’ ‘그래.’
그렇게 두 사람은 연인이 되었다. 민호는 밤새도록 시를 썼고, 그 수많은 날 중 조지의 빛바랜 입술 위로 사랑이라는 단어가 자리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민호는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했다. ‘나를 사랑해?’ 하고 물으면, 아무런 말없이 저를 가만히 바라보던 그 무성한 녹음(綠陰)을. 가볍게 내려앉는 금빛 속눈썹 위로 아련하게 맺히던 잔상들이 흔들거리고, 민호는 제가 먼저 물음을 던져 놓고도 끝내 대답을 듣기가 두려워 먼저 입을 맞춰버렸다. 그에게서부터 대답을 바라기도, 바라지 않기도 했다. 모호하게 끼어드는 상념들이 어지러워 숨을 멈추듯이 눈을 감는 밤들을 감히 세어낼 수조차 없었다. 섞이는 더운 호흡이, 제 짧은 머리칼 사이를 헤집고 옷깃을 부여잡는 그의 손끝이 그의 말 없는 긍정이길 바랐다. 아니, 아니야. 애써 나를 사랑하지 않아도 좋아. ‘조지, 조지 허버트.’ 시야가 가물거렸다. 몇 번이나 그 이름을 되뇌어 불렀는지 몰랐다. 이제는 어둠이 먼저인지 오랜 꿈이 먼저인지조차 알 수 없었다. 다만 단 하나는 확실했다. 사랑해도 혼나지 않는 꿈을 꾸었었다.
* * *
George Herbert. 틀에 끼워진 이름자를 확인한 간호사가 네모나게 정렬된 서랍장 같은 곳의 손잡이를 잡아당겼다. 바퀴가 쇳길을 따라 굴러가는 거친 소리가 나며 길고 하얀 천에 싸여있는 물체가 나타났다. 간호사가 민호의 창백한 얼굴을 흘긋 살피고는 천천히 지퍼를 내렸다. 서서히 드러나는 하얗고 익숙한 뺨과 파르란 입술. 곤히 잠들어있는 조지의 모습을 내려다보고 있자니 어느 순간 귓가에 졸졸 물 흐르는 소리가 났다. 어디선가 흘러들어온 물길이 이내 발치에 찰랑거리다, 무릎을 넘고 순식간에 가슴께로, 턱 아래로, 그리고 숨통을 죄어오더니 이내 머리끝까지 차올랐다. 민호는 고개를 들었다. 수면 위로 새벽의 달빛이 비쳐들고, 녹색 호숫물 그 아래에 제가 있었다. 그 눈동자 안에서 익사할 수도 있어, 오래전 외었던 여느 시구처럼, 아주 오래도록. 그렇게 고요히 잠겨있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너는 그리 무르익은 무화과 향내를 따라, 기어코 그 숲길로 들어섰던가. 아침에는 아침을, 저녁에는 저녁을 먹고서 나는 또다시 보랏빛 밤에 눈을 감고 네 꿈을 꿀지도 몰라. 다시, 또다시. 사랑해도 혼나지 않는 꿈을. 민호는 손을 뻗어 차가운 시체의 눈꺼풀 위를 더듬었다. 많은 것을 바란 게 아냐. 나는 그저, 사랑해도 혼나지 않는 꿈을 꾸고 싶었을 뿐이었어. 그것뿐이었어. 너도 나와 같았을까. 영원히 꿈속에서 머물고 싶어, 이리도 잔인하고 긴 잠을 택하였을까. 지금 네가 무슨 꿈을 꾸고 있을지 나는 잘 모르겠지만. 민호는 입술을 깨물었다. 이제껏 우리는 다른 꿈을 꾸었었구나. 농익은 무화과 뚝뚝 떨어지는 숲길을, 지금쯤 너는 걷고 있겠구나. 그리고 영영 내게로 돌아오지는 않겠구나.
잘 자. 네게 행복한 꿈이라면, 그것으로 되었어.
* * *
장례식은 조촐했다. 연고 없는 자의 죽음은 쓸쓸하기 마련이라, 겨우 시간에 맞춰 온 사람이라고는 조지가 일하던 곳의 몇몇 동료들과 조지의 얼굴을 본 적이 있었던 민호의 대학 친구들, 그리고 고아원 선생님 두 분이 전부였다. 인적 없는 장례식장에서 민호는 온종일 조지의 곁을 지켰다. 민호는 장례가 치러지는 3일 내내 울거나 소리 지르지도 않고, 그저 담담한 눈동자로 그 모든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을 뿐이었는데, 마침내 조지의 시신과 흰 꽃송이 가득 담긴 관이 차가운 땅속으로 묻힐 때까지도 그랬다. 조지 허버트는 어느 조촐한 공립 공동묘지의 비쩍 마른 나무 아래 잠들었다. ‘겨울에는 이렇게 앙상하지만, 봄에는 아름다운 꽃이 핀답니다.’ 혼자 자리를 지키는 민호를 위로하듯 묘지 관리인이 말했다. 아가리를 쩍 벌린 구멍 속에 관을 제대로 안치시킨 일꾼들은 이제 그 위로 시퍼런 흙더미를 쏟아 붓고 있었다. 뚜껑 위로 나무뿌리 섞인 겨울이 후드득 떨어져 내렸고, 그 모습이 완전히 보이지 않게 되어서야 민호는 붉게 충혈된 눈을 내리감았다. 알알이 무너지던 애환은 어느새 땅 위에 얼기설기 엉겨 붙어 편편한 맨살을 드러냈다. 민호는 한참 뒤에야 감았던 눈을 떠 주변을 둘러보았다. 제 할 일을 끝낸 사람들이 모두 떠나가고 무덤가에 남아 있는 이는 자신뿐이었다. 여전히 바람이 불었고, 뿌옇게 흐린 하늘에는 검은 날개를 가진 겨울새가 낮은 허공에서 빙빙 맴돌고 있었다. 얼어붙은 잔디밭 위로 조지가 묻힌 땅의 흔적이 둥그렇게 남았다. 반질반질 윤이 나는 새 묘비 위에는 조지의 이름이 음각으로 새겨져 있었다. 민호는 자신이 수없이 종이에 적어 내렸던 이름이 낯선 자리에 쓰여 있다는 사실을 새삼스레 깨달았다. 그제야 그의 죽음이 다가오는 것 같기도 했다. 직접 시신을 보았을 때도 느껴지지 않았던 상실이었다. 아무도 없으니 이제는 울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하며 눈썹을 찡그려 보기도 했으나, 우스운 일이었다. 머릿속이 새하얗게 바래지도록 슬픈데도 울 수가 없었다. 모르겠어, 이제는 이 깊고 새카맣게 고인 것을 단지 슬픔이라 이름 할 수 있는지조차도. 그리 자조하며 얼어붙은 묘비 위를 손끝으로 쓸어내는데 뒤쪽에서 인기척이 들려왔다. 행인이겠거니 처음엔 그저 범상히 여겼으나, 잔디의 시체들이 뭉개 바스러지는 소리, 또각거리는 구둣발, 점점 가까워지는 걸음. 민호는 뒤늦게 숙였던 고개를 들었다. 그러나 그쪽이 먼저였다. ‘민호.’ 익숙한 목소리였다. 아니, 처음 듣는 목소리 같기도 했다. 민호는 믿을 수 없다는 듯 그 이름을 마주 불렀다.
“…뉴트?”
“…오랜만이야.”
민호는 뉴트의 갈색 눈동자를 응시한 채 멈춰서 느릿하게 눈을 감았다가 떴다. 정말 그는 거기에 있었다. 다시 눈을 감았다가 떴다. 여전히 그는 거기에 있었다. 더는 눈을 깜박이지 않았다. 대신 오래전의 기억들이 그의 머리를 쪼개듯 다가왔다. 며칠 간 그토록 잊으려 애썼던 편린들이 뇌의 세밀한 주름 사이사이로 파고들었다. 아아, 뉴트. 민호는 아이처럼 뉴트의 이름을 불렀다. 마치 단번에 10여 년 전 그 때로 돌아간 것처럼.
“…이제 어떻게 하지.”
내가 아는 세상 모든 것에 그가 있는데. 숨을 쉬는 공기에도, 즈려밟는 땅에도. 눈을 감으면 어둠속에서 속삭이던 목소리가 들리고, 눈을 뜨면 나는 여전히 그 날의 푸른 물속에 잠겨있어. 숨을 쉴 수가 없어. 숨을, 쉴 수가….
“민.”
“…….”
“섹스할까.”
질문은 아니었다. 뉴트는 그리 보폭이 넓지 않은 걸음으로 민호를 향해 천천히 걸어왔다. 민호는 가까워지는 뉴트를 가만히 보고 있었다. 어느새 젖어버린 그의 해쓱한 뺨을 부드럽게 감싸 쥐고, 뉴트가 입술을 내렸다. 누가 먼저 눈을 감았는지는 알 수 없었다.
- 나는 가난하여 가진 것이 꿈뿐이라, 내 꿈을 그대 발밑에 깔았습니다. 사뿐히 밟으소서, 그대 밟는 것 내 꿈이오니. (Willian Butler Yeats, He Wishes For The Cloths Of Heaven, 1899)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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